어쩌다가 후아유?
뛰어난 미인이라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큰 눈동자와 입 꼬리가 올라가는 시원한 미소 그리고 조금은 어눌하다는 느낌의 말투가 매력적인 배우가 있었습니다. 그냥 제가 본 기준에서는 말입니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서 시한부 인생의 고복수에 대한 상대역을 맡았던 배우 이나영입니다.
고복수 역할의 배우 양동근, 그리고 상대역 이나영의 어눌한 말투가 어쩌면 당시 암울했던 두 사람의 모습을 더욱 잘 표현했던 드라마라고 기억합니다.
드라마를 계기로 이나영이라는 배우가 궁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영화 '후아유'를 봤었습니다.
영화 줄거리
게임 회사 대표 조승우는 자신이 곧 오픈할 게임의 테스터들의 의견을 알아보던 중, '별이'라는 아이디의 주인공이 하는 비판에 분노하게 됩니다. '별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유저의 정보를 알아보다가 같은 건물 수족관 다이버로 일 하는 이나영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인터뷰를 핑계로 이나영을 만나게 됩니다.
인터뷰를 계기로 이나영에게 호감을 느낀 조승우는 의도적으로 그가 운영하는 게임에서 자신을 속이며 이나영에게 접근하고,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이나영은 조승우에게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속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조금씩 마음이 움직이는 조승우는 결국 이나영에게 고백을 하게 되지만 이나영은 자신이 속았다는 생각에 상처받게 되는데, 결국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메타버스와 무슨 상관인가?
영화에서 주인공 조승우가 만드는 게임에서 아주 잠깐 압구정 거리가 표현됩니다. 물론, 당시의 기술로 음성이 오고 가는 것은 힘들고 채팅을 통해서 유저들이 대화를 하지만, 압구정 거리에 아바타들이 오고 가면서 각자의 머리에 채팅창이 움직이는 모습이 영화에 잠시 나오게 됩니다.
즉, 현실 공간을 모델로 가상의 공간을 구성하고 가상의 공간에서 만남이 현실에서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서 메타버스의 시작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게다가 상단에 2번째 그림으로 캡쳐한 영화 포스터 하단을 살펴보면, 조승우 이나영 감독 최호 옆에 주소창이 보이시나요?
물론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했으나 영화에서 조승우가 만들고 있는 채팅게임 '후아유'는 영화 제작과 함께 진행되었으며, 영화가 개봉되고 서비스를 시작하여 영화 개봉이 끝나고도 한동안 운영이 되었다고 하니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현실과 가상을 함께 제공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후아유가 유일할까? 2003년 세컨드 라이프
이러한 현실과 가상공간의 혼용이 후아유가 유일한것은 아닙니다. 물론, 최초도 아닙니다.
메타버스의 어원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시(1992)'에서 처음 언급되었다고 합니다. (아바타에 대한 개념도 이 소설에서 처음 언급 되었다고 하더군요.)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린든랩의 창업주 필립 로즈데일이 만든 게임 세컨드 라이프가 메타버스의 시조 격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나 이는 2003년의 이야기이고, 1996년 Active Worlds라는 3D 시뮬레이터가 세계 최초라고 하는군요.
Active World는 2016년 기준으로 업데이트 하였으나 지금은 서버가 닫혀 있으며, 세컨드 라이프의 경우는 아직 운영되고 있는 듯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접속해 봤는데,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금 많이 기분이 나쁘니 그냥 패스하는 걸로...(글을 쓰면서 잠시 보고 있는데 그래픽도 쫌...;;;;일단 한국어 지원하지 않으니 다 꼴 보기 싫은 느낌...)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은?
마인크래프트
아무래도 2020년 펜더믹 이후에 가장 주가가 올랐던 플랫폼이라고 한다면 마인크래프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청와대를 가상으로 만들어서 운영하기도 했었습니다.
영남대학교에서는 마인크래프트 서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실 공간을 다양하게 만들어서 학생들이 가상의 캠퍼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캠퍼스 공간을 직접 가상공간에 건축하고 있는데, 가끔 산책도 다녀본 기억을 더듬어 보면 매우 현실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Roblox
어쩌면 국내보다는 국외에 더욱 인지도가 있는 로블록스입니다.
마인크래프트와 비슷하게 블록의 형태를 기본으로 취하고 있습니다. 로블록스를 활용하여 드라마를 만드는 학생들도 있고, 직접 게임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ZEPETO
메타버스라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제페토도 있습니다.
경북대학교에서는 제페토를 활용한 홍보관도 구축했다고 합니다.
중앙대학교도 제페토에 메타버스 캠퍼스를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아쉽게도 학교 홈페이지에는 안내가 없어서 찾기가 힘드네요.
제페토는 이벤트적인 요소보다는 캐릭터가 실물과 비슷한 공간을 다니며 음성과 채팅으로 서로 의사소통을 하게 됩니다.
제페토를 활용하여 뮤직비디오나 드라마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도 많이 있고, 제페토에서 제공하는 기본 툴을 활용하여 옷을 비롯한 아이템을 만들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Garthertown, ZEP, 2nd Block
가장 비슷한 3개의 플랫폼입니다.
아무래도 ZOOM에 실증을 느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게 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작년 이맘때 즈음에 강의 목적으로 잠시 살펴봤었는데, 이후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게더타운의 경우 맵을 빌드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었으나 ZEP과 세컨드블록의 경우는 게더타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맵 구성이 자유롭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Cospaces
코스페이시스의 경우는 상단에 소개한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공간 구성에서는 사용자들의 상호 작용이 가능하지만, 결과물을 체험하는 과정에서는 사용자들의 상호 작용은 어렵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즉, 결과물을 사용자 개인이 관람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지요.
그렇지만, 공간을 구성하거나 VR 그리고 AR로 구현하는 과정에서는 상단의 플랫폼들과 비교해서 매우 우수하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하고 싶네요. (학생들이 개발자의 관점으로 보기에도 좋습니다. 게다가 외부 링크로 연결기능을 최근 추가하면서 더욱 유용하게 활용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이외에도 이프랜드를 비롯하여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있으나 이즈음에서 이야기를 줄일까 합니다.
영화 후아유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야기하면서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군요.
조금 상세하게 따진다면 지금 나오는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사용자가 맵을 구성 할 수 있는가? 맵의 구성이 협업으로 가능한가? 개인 단위로 구성해야 하는가? 사용자의 상호작용을 지원하는가? 온라인에서 평면적 구성인가 공간적 구성인가 등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각각에 따른 차이가 있으니 어떤 플랫폼이 최고다를 이야기하기보다는 내가 지금 구현하려는 모형이 어떤 것이며, 그 안에서 유저의 상호작용 필요성을 구분하고 사용자에게 어떤 체험을 부여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결정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최근 메타버스에 대하여 다루는 많은 책에서도 언급하는 내용처럼(관련 책도 이후에 포스팅하겠습니다.) 마치 메타버스가 이미 시작된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우리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평면의 작은 사각형에서 공간감을 경험해야 한다는 게 기술적 한계라는 부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펜더믹 이후 급속도로 정보화 기술이 발전된 것처럼, 곧 기술에 대한 갈증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후로도 조금씩 공부하면서 포스팅 이어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부족한 부분이나 추가하면 좋은 인사이트 댓글로 달아주셔서 제게도 배움의 기회를 주신다면 참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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